#공연 소개

- 출연진

김정환,강도윤,최영준,김한결,노유진,김예별

- 공연 장소

대학로 연우소극장

- 시놉시스

옛날 옛적 혹은 먼 미래

이주 희망자들을 태운 제2의 달은 교신이 끊긴 채 하늘에 떠있고, 바다가 보이지 않는 도시는 전쟁으로 폐허가 되었다. 오랫동안 이 마을에 살고 있는 형 채즈와 동생 스탠은 크리스마스 파티를 준비하고 있다. 이날 소심한 스탠은 형의 도움으로 짝사랑하는 스완레이크에게 고백을 하려고 하지만, 언젠나 그렇듯 작전은 실패하고 만다.

그리고 다음날 이들 형제의 집으로 수상한 손님들이 찾아온다.

스탠의 정기검진을 하러 온 무면허의사 도넌.

한참 지난 월세 광고를 보고 찾아온 네햄킨

가스를 고치러 왔다는 수리공 린트.

그리고 다시는 못 볼 줄 알았던 스완레이크까지.

새로운 해를 맞이할 무렵, 그들의 비밀이 하나 둘식 밝혀진다.


#공연 후기

공연장은 대학로 조금 구석에 있는 작은 공연장이었습니다. 공연장은 작고 무대도 단촐했지만 연극은 정말 인상깊었어요. 그리고 후에 말하겠지만 연출효과도 이 작은 극장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줬습니다. 사실 극을 보러 가기 전에 단 한줄의 문구 "일본의 한 극단의 재공연 재공연 희망 작품 1위"라는 문구에 끌려서 신청해서 보게 됐습니다. 하지만 제목 한 줄로는 연극이 어떻게 진행될지 전혀 예상이 불가능하더라구요.

극은 형 채즈와 동생 스탠의 과도한 크리스마스 준비장면으로 시작됩니다. 누가봐도 과도하게 형제애가 좋아서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저는 사실 형제라는 말이 나오기 전에 혹시 게이커플이 아닌가하고 오해할 정도였습니다. 누구보다 우애가 좋은 형제. 형은 동생이 짝사랑하는 여자를 초대해서 크리스마스를 같이 보내려고 하는데 작은 문제가 생기면서 일이 꼬이시 시작합니다.

사실 초반부만 봐서는 극의 주제가 무엇일지 전혀 갈피가 잡히지 않았습니다. 로맨틱 코메디일거 같기도 하고 그냥 코메디인 거 같기도 하고 전혀 감이 안 오더라구요. 특히 돌팔이 의사역의 도넌이 나오면서 극의 방향은 더 갈피를 잃었습니다. 아니 사실은 그냥 어설픈 코메디장르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사실 극의 시놉시스에는 시대배경이 빠져있어서(일부러 뺀 것 같기도 합니다.) 무대세트만 보고는 미래라는 생각을 전혀 못 한 것도 극을 이해하기 어려운 것에 한 몫 했습니다. 예전에 다른 공연장에서 상연될 때는 무대 세팅을 근미래적으로 꾸며서 미래에 벌어지는 이야기라는 걸 강조하기도 했더라구요.

극은 진행될수록 너무 산만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확실히 웃긴 건 맞는데 도대체 메인 주제가 뭔지 모르겠는 느낌이더라구요. 등장인물들이 뭔가 숨기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만 그 게 뭔지도 모르겠고 등장인물들이 어떠한 행동을 하는데 이유를 파악하기 어렵고 이래저래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극중 인물들의 행동 또는 대화가 너무 웃겨서 극을 집중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특히 배우들이 슬랩스틱을 너무 잘해서 저러다 다치면 어쩌나하는 생각 들 때가 많더라구요. 그리고 배우들이 연기력 또한 뛰어났는데 초반에는 우리를 정신없이 웃기다가 후반에 가서는 감정이 격해지면서 배우들이 눈물 흘리는 장면이 있었는데 앉아서 감정을 집중하더니 눈물을 또르르 흘리시더라구요. 특히 도넌 역의 배우 최영준님은 뭔가 나사 하나가 빠진 것같은 인물을 연기하시는데 이상하게 김흥국 아저씨가 생각났어요. 항상 엉뚱한 발언을 하는 김흥국 아저씨랑 생긴 것도 비슷하시고 하는 행동도 비슷하더라구요. 이 분 덕분에 연극 내내 엄청나게 웃었습니다. 얼마나 연습을 열심히 하셨는지 이 긴 시간동안 실수 한 번 안 하고 저런 힘든 연기를 해내는지 정말 존경스러웠어요.

그리고 극이 끝나면서 모든 비밀이 밝혀지고 반은 충격에.. 그리고 반은 의문에 쌓여서 극장을 나왔습니다. 아직도 조금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어서 누군가 설명을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마지막에 연출효과가 참.. 인상적이에요. 마지막 장면은 하나만 말해도 엄청난 스포가 돼서 꼭 직접 보고 확인하시는게 좋을 거에요. 공연장에 가서 처음엔 너무 작고 좁은 극장이라 조금은 실망하실 수도 있지만 끝까지 극을 본다면 정말 후회 안 할 좋은 연극 같아요.

이 글은 컬쳐블룸의 지원을 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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