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는 미쉐린이라는데 행사장은 동네 장터 수준의 아쉬운 후기..


​2018년 9월 14일부터 16일까지 3일동안 미쉐린 고메페어가 열렸다. 그 중 마지막날인 16일에 참가했다.


예악은 네이버페이를 이용해서 가능했으나 현장 구매도 가능했다. 네이버페이는 미리 금액을 충전할 경우 상품권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자신의 역량에 따라 자체 10프로 정도 할인해서 충전이 가능하니 잘 하면 10프로 정도 할인이 가능했으나 예약한 금액보다 가서 현장구매한 금액이 더 많았다. ㅠㅠ


우선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참가해 있었다. 비가 엄청 오는 건 아니지만 비가 조금씩 왔다 안 왔다 하는 바람에 천막이 없는 곳에서는 음식을 먹는게 불가능해서 천막이 설치되어있는 쪽은 전부 다 사람이 바글바글했음.



(미쉐린 3스타로 유명한 라연.. 갔더니 이미 매진이더라.. ㄷㄷ 여기 주문 받는 분이 거의 준 연예인 급으로 예쁘셨다.)



우선 장소는 집에서 가까운 곳이라 가기 편리했고 야외라는 점도 좋아 보였으나 앞서 말했듯이 비가 오는 바람에 장점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행사가 되어버린 것이 아쉬웠다.

네이버페이서 예약한 음식은 코로비아에서 준비한 "오세트라 캐비어와 대게살 스포르마또" 였다. 살면서 캐비어를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어서 약간은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예약한 음식인데 생각보다는 양이 좀 적어서 슬펐으나.. 원래 미쉐린 스타 받은 레스토랑에 방문해서 10만원 내외 코스요리를 먹으면 자잘한 음식들이 다양하게 나오기 때문에 그러려니하고 먹었다. 



(처음에 먹은 캐비어 요리. 양이 좀 적은 걸 제외하면 그럭저럭 만족스러웠다.)



캐비어의 맛은 솔직히 그냥 날치알이랑 비슷비슷했다. 아니 더 솔직히 말하면 캐비어 밑에 있는 소스랑 같이 먹으니까 맛이 뒤엉키면서 캐비어 자체는 무슨 맛인지 가늠하기도 힘들었다. 밑에 있는 대게살 스포르마또는 그냥 대게살을 스프처럼 만든 다음에 응고시킨 것이었는데 맛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또 엄청 맛있지는 않았다. 그래도 이런 음식을 경험했다는 사실에 그냥 저냥 만족..


그리고서는 그냥 가려다가 예약한 것이 너무 아까워서 좀 더 먹기로 하고 사람들 줄이 가장 길게 늘어선 진진의 "멘보샤"에 도전했다. 사실 수아에피스의 똠얌꿍을 먹고 싶었으나 재료 소진으로 끝나버려서 어쩔 수 없이 선택을 바꾸게 되었다. 내가 방문한 시간이 겨우 5~6시 사이인데 벌써 재료가 떨어졌다는 사실에 행사 준비가 좀 부실한게 아닌가 싶었지만 사람들이 몰리면 그럴 수도 있지하고 넘겨버렸다.



(​멘보샤를 먹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의 모습. 내가 줄을 설 때는 이거보다 두 배정도 더 길었다.)



멘보샤 쪽 줄은 정말 가관이었는데 나중에 알아보니 14~15일에 방문한 사람들이 멘보샤 평을 좋게해서 다들 먹으려고 몰린 것 같았다. 정말 다른 곳은 이 정도로 줄을 서는 곳이 없었는데 이 곳만 줄이 더럽게 길었다. 40분 가량을 서서 기다리니 음식을 먹을 수 있었는데 40분동안 가만히 서있었더니 너무 힘들어서 음식 맛을 제대로 평가할 생각도 잘 안 들었다. 맛은 빵 사이에 고기다진 것을 넣고 튀긴 맛이었는데 이게 양이 좀 많아서 3개 쯤 먹다보니 너무 느끼해서 김치 생각이 간절했다. 물론 짜사이가 제공되기는 했으나 너무 양이 적어서 좀 더 짜사이가 있었으면 했다. 맛은 괜찮았으나 이거 먹으려고 이 고생했나라는 생각이 싶어서 만족감이 크지는 않았다.



(멘보샤 비쥬얼은 그냥 식빵에 고기넣고 튀긴 느낌이다. 좀 느끼한 것이 단점이었다.)



마지막으로 맛본 음식은 두레유의 "고추장 도라지와 숯불 양념갈비"였다. 이 부스만 유일하게 부스 밖에 숯불가마를 설치하고 거기서 고기를 굽고 있었는데 이 연기가 행사장 쪽에 퍼지는 바람에 내 몸 전체에 불탄내가 베어버렸다. 음식은 솔직히 말하면 곤드레밥 + 돼지갈비 한점 + 뻘겋게 익힌 도라지 하나 였는데. 식당가서 8000원 정도 내면 먹을 수 있는 퀄리티였다. 그리고 두레유에 셰프가 최근에 방송된 폼나게 먹자에 출연했다고 하던데 그 셰프는 보이지도 않고 다른 직원들이 음식을 하고 있었다. 다른 식당은 대부분 셰프가 직접 요리를 주도하고 있었는데 솔직히 좀 실망스러웠다. 맛도 그냥저냥... 특히 날씨때문에 음식이 너무 빨리 식어버리는 바람에 맛을 제대로 보기 힘들었다.



(두레유에서 쓰는 야외숯불장비때문에 행사장 곳곳이 연기가 자욱했다. 온 몸에 냄새도 베어버리고..)



(마지막으로 먹은 고추장 도라지와 돼지갈비.. 솔직히 창렬했다.)




결과부터 말하면 실망스러운 행사였다. 


첫째로는 야외에서 하는 바람에 날씨에 의해 음식이 너무 빨리 식어버렸다. 비가오는 날씨이다 보니 음식이 하도 빨리 식어서 따듯하게 먹어야하는 음식은 받아서 먹는 곳까지 이동하는동안 전부 식어버렸다. 그걸 대비해서 용기에 넣어주는 곳도 있었지만 그렇지 못 한 곳은 전부 식어버려서 맛을 제대로 보기 힘들었다.


둘째로는 비싼 돈 내고서는 대접을 제대로 못 받는게 너무 아쉬웠다. 내가 사용한 금액은 총 55000원으로 그렇게 적은 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대접은 5000원짜리 동네식당보다 못 했다. 음식이라는 것은 자고로 편하게 앉아서 남이 대접해줘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건데 내가 개고생하고 먹으니 음식 맛이 제대로 느껴질리 없었다.


셋째로는 행사 준비 수준이 너무 열악했다. 특히 작년에 야외에서 진행해봤다면 야외 문제점을 잘 알았을텐데 왜 올해도 야외에서 했는지 의문이다. 야외에서 얻는 이득은 하나도 없다고 본다. 실내에서 했으면 훨씬 쾌적했을듯 싶다. 그리고 줄을 서는 곳도 사람들한테 미리 돈을 받고 대기표를 나눠준 다음에 몇분 뒤에 오라고 얘기해주면(음식 나오는 시간이 일정해서 조금만 생각하면 충분히 가능했다.) 되는 것을 사람들이 1시간씩 줄을 서서 먹게 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무슨 동네 행사면 몰라도 이렇게 고급음식을 먹는데 이렇게 줄을 서는게 말이 되는지 모르겠다.


(네이버에 올라온 리뷰들... 행사운영에 대한 불만이 주를 이룬다.)




내가 사용한 금액은 총 55000원인데 이 돈으로 차라리 맛집을 세군데 정도 다니는게 훨씬 나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여러모로 실망스러운 행사였고 다시는 가지 않을 것 같다. 이 돈으로 차라리 약간 더 싼 코스요리를 먹으러 가라. 다양한 음식점의 음식을 맛 볼 수 있는 게 그나마 장점인데 그 장점에 비해서는 단점이 너무너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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