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용근 - 간판, achival pigment print, 50*100, 2004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 분관에서 무료로 전시하고 있는 전시회를 다녀왔다. 주제는 도시를 스케치한다는 것이었는데 간단히 말해서 도시를 주제로 한 그림들을 전시한 것이었다. 남서울 분관은 원래 벨기에 영사관이었는데 우리은행이 이 건물의 소유권을 가지고 있다가 문화사업의 일환으로 건물을 서울 시립미술관에 무상 임대하여 현재의 미술관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내가 늦게 가서(저녁 7시 경에 방문했다.)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아마도 미술관이 작아서 그런지 미술관은 굉장히 한산했다. 내가 들어가서 나올 때까지 방문객은 나 말고 2명밖에 없었다.

정혜경 - touch me, 스테인리스, 기타, 밀러 용접, 150*70*120, 2008


 미술관이 작은만큼 전시물을 보는데 그렇게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 않았다. 모두 보는데 어림잡아 20분 정도면 충분한 정도. 정말 하나하나 꼼꼼이 보면서 오디오 설명까지 다 듣는다 해도 40분 정도면 충분히 즐기고 나올 수 있을 것 같았다.

Marie Sester - 노출 Exposure, 디지털 C-프린트, 85.72*205, 2008


 전시관 1층은 1960년대에서 2000년대까지의 서울의 모습이 담긴 풍경화 위주로 구성되어 있었다. 물론 외국의 풍경도 있었으나 서울의 풍경화의 수가 훨씬 많았다. 그에 반해 2층은 대부분 도시의 이미지를 담고 있는 현대미술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2층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트럭을 X-레이로 찍은 듯한 사진에서 기타로 만든 오토바이 광고간판을 복사해서 오려붙이기 해놓은 사진 등 재미있는 작품이 많았다. 그 중 특히 임승천의 드림십3호를 보는 순간 '이거 원피스에서 나온 거잖아!'하고 속으로 외쳤다. 원피스에서 나온 워터 세븐이랑 너무 똑같은 것 아닌가!

원피스에 나온 도시 워터 세븐

임승천 - 드림십 3호, FRP, 180*330*330, 2010



 이 밖에도 1층 구석에 전시되어 있는 작품에서는 한 사람이 손으로 건축물의 이미지를 계속 하나 하나씩 쌓아올리는 이미지가 있었다. 이는 오늘날의 상류층은 그림자 들지 않는 조망권을 가지기 위해 좀 더 높은 층으로 옮기려 하고 가난한 사람들은 낮은 층에 살 수 밖에 없는데 이를 비판하기 위해 직접 작가가 건축물을 쌓아올림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 했다.


박준범 - making an apartment, digital video, DVD-3분, 2005


 짧지만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전시회였다. 특히 무료라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사당 역 근처에 산다면 한 번쯤 가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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